쉼방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처럼

혜숙 2014. 7. 22. 00:19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처럼
 
이 해인

 야곱의 우물에서 물을 긷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당신이 하신 것처럼
주님, 제게도 당신이 먼저
한 잔의 물을 청하시듯
조용히 말을 건네 오시렵니까
저는 죄인이기에
용기가 부족함을 당신은 아시오니 -

제가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신지
우리의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오늘도 직접 당신께 듣고 싶사오니
어서 말씀하여 주소서

언제나 일상(日常) 의 우물가에서
작고 초라한 두레박으로
당신께 물을 길어 드린 저에게
이제는 두레박 없이도 물 긷는 법을
거듭 깨우쳐 주시렵니까
당신이 깊고 맑은 우물 자체로
제 곁에 서신 순간부터
저의 매일은 새로운 축제입니다
긴 세월 고여 왔던 슬픔과 목마름도
제항아리 속의 물방울처럼
일제히 웃음으로 춤추며 일어섭니다

당신을 만난 기쁨이 하도 커서
제가 죄인임을 잠시 잊더라도
용서해 주시겠지요?
주님, 당신을 사랑하는 기쁨은
참으로 감출 수가 없습니다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로 뛰어나간
우물가의 그 사마리아 여인처럼
저도 이제는 더 멀리 뛰어가게 하소서
더 많은 이들을 당신께 데려오기 위하여
그리고
생명의 물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

 

 

인생의 목마름이 있는 사람에게 다시는 목마르지 않게 하는 생수를 주시러 찾아 오십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를 통과하지 않고 요단강을 따라 갈릴리 지방으로 가실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리쬐는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피로와 갈증을 감내하시면서 삶의 외로움과 괴로움으로

허덕이는 한 여인을 만나야 하셨기 때문입니다. 여인을 찾아가신 걸음은 나를 찾아오신 걸음이었습니다.

인생의 갈증을 풀지 못한 여인을 마음에 품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험한 길을 걸어오셨듯이 예수님은

근원적인 공허함에 허청거리는 나를 마음에 품은 채 시간을 뚫고 공간을 뛰어넘어 내게 오셨습니다.

그 걸음이 나를 구원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그어 놓은 차별과 경계를 지우십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사이에는 뿌리 깊은 적개심이 있었고 특히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낮잡아 보았기에

그들과 상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통념에 개의치 않으셨습니다.유대인 남자였지만 사마리아

여인애게 말을 걸며 다가가셨습니다. 그 여인의 숨기고 싶은 과거까지 다 아셨지만 거리를 두지 않으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인종 성별 나이 종교를 따지지 않으시고 그분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저 없이 다가가십니다.

만약 예수님이 사람을 가리셨다면 나를 찾아 오셨을까요?

차별과 편견 없이 넉넉함으로 나를 찾아오신 주님을 기억한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수님과 사람 사이에

단절의 삶을 세울 순 없을 것입니다.

 

마시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수를 주십니다. 여인은 생수를 문자적으로만 이해했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신

생수는 '예수님을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의미했습니다.성령을 받으면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 하나님의 통치와 은혜를 받으며 메마른 대지가 생명의 강물로 살아나는 것 같은 풍성한 삶을 얻게 됩니다.

그 삶에는 목마름이 공허와 허무가 없습니다. '존재의 영원한 해갈'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면 예수님이 주신

생수 말고 다른 물을 찾고 마시기 때문은 아닐까요?